성명/보도자료

[1.4]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미국의 무도한 군사 공격을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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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6-01-0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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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미국의 무도한 군사 공격을 규탄한다.

새해 벽두,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을 감행했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가 체포되어 미국으로 압송되었다. 미국은 ‘확고한 결의 작전’(Operation Absolute Resolve)으로 명명된, 대규모 무력을 동원한 이 군사 공격의 정당성을 마약 유통 차단에서 찾았다. 마두로가 오래전부터 미국으로의 마약 유통에 개입해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태의 본질은 거기에 있지 않다. 마두로 체포 작전이 종결된 뒤 열린 기자회견이 그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트럼프는 “독재자” 마두로가 사라진 베네수엘라에 새로운 정권을 수립할 것임을, 그 “위대한” 계획을 완료할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임을 밝혔다. 미국은 결국 베네수엘라에 친미 정권을 앉힌다는 정치적 기획을 고백한 셈이다.

이 중대한 사태 앞에서 우리는 제국주의 국가 미국의 무원칙적 일방주의를 규탄한다. 국제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세력과 행위를 통제하고 근절하는 일은 명백히 국제법과 제도가 구축한 보편적 원리와 절차를 따라야 한다. 만약 마두로가 마약 유통에 관여하고 있었다면, 국제연합의 결의를 거쳐 그 불법성을 조사하고 심판해야 했다. 하지만 미국의 제국주의는 그러한 질서 원칙을 무자비하게 짓밟아 버리고는 군사적 용맹성의 일방주의적 과시로 문제를 풀어가려 했다.

또한 우리는 자국의 주권 원리와 타국의 주권 원리를 동등하게 인식하지 않는 제국주의 국가 미국을 규탄한다. 근대적 국제질서는 자신의 영토 내 사안에 대해서는 자국의 배타적 권한에 속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01년 미국은 자국의 영토가 침입받았을 때, 미국의 전면적인 주권 침해를 명분으로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대대적 군사 공격을 감행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미국에게 베네수엘라의 대외적 주권은 종이조각에 불과하다. 미국은 마두로가 독재자라고,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미래에 매우 위협적이라고 판단하면서, 그 나라의 영토 주권을 유린했다. 마두로를 끌어내리는 것, 새로운 권력을 세우는 것,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를 잉태하는 것, 이 모든 일은 베네수엘라 인민의 배타적 권리에 속한다. 그러나 미국은 2000년대 초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그러했듯이 베네수엘라의 대외 주권을 철저히 무시해 버렸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1973년 가을의 칠레를 소환하지 않을 수 없다. 무자비한 군사력 동원을 통해 좌파 연합의 아옌데 정권을 무너뜨리고 친미 피노체트 군사 정권을 세운 것, 그것이 미국이 대내외에 공표하고 있는 ‘위대한’ 계획인 것이다. 미국의 군사 제국주의가 그 남미에서 50년 만에 다시 적나라함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일방주의와 자기 모순적 행태는 본질적으로 자국의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와 분리될 수 없다. 미국이 칠레에서 벌인 군사작전이 미국 자본의 이익 보호였던 것처럼, 베네수엘라에서의 군사작전 또한 석유 자원에 대한 미국의 이익과 결부되어 있다.

그렇지만 트럼프가 벌이고 있는 이 쿠데타가 지향하는 이해관계는 보다 다층적이다. 지구적 차원에서 미국의 제국주의적 패권이 흔들리고 있는 지금, 트럼프는 이른바 자신의 ‘안마당’으로 불리는 중남미를 안정적인 친미 지역으로 만들고자 한다. 반미 국가로 자리 잡아온 베네수엘라를 다시 친미 국가로 되돌림으로써 상실하고 있는 정치군사적 패권을 중남미에서부터 다시 일으킨다는 시나리오다. 또한, 국내적 차원에서 올해 11월에 열릴 중간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미국의 제국주의 역사는 군사적 음모와 정치적 선동으로 그 문을 열었다. 고립주의를 벗어나, 팽창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제국주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중남미의 친미 패권화에서 그 기초를 닦기 위해서는 스페인과의 전쟁을 피할 수 없었던 미국은 1898년 USS 메인호 폭발이라는 원인 모를 사건에 편승했고 국제 여론과 국민을 선동했다.

트럼프의 미국이 기획한 이 사태는 그때와 다르지 않다.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적 정보가 사실인 듯 부유하고 있고, 군사적 스펙터클을 통해 국민적 지지를 받아 국가적 이익과 정치적 권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미국의 제국주의가 태동한 중남미에서 다시 그 악마적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철저히 미국의 제국주의 이익 논리 위에서 감행된 이 사태는 국가 간 갈등을 평화적으로 접근하고 풀어내야 한다는 국제질서의 대원칙에 대한 총체적 부인이다.

전 세계 여론은 이 사태로 말미암아 국제사회가 홉스적 세계로의 퇴행을 가속화할 것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도 이 여론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요구한다.

2026년 1월 4일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 협의회 (민교협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