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비정년트랙 차별 해소를 촉구하는 대구대학교 신임총장 앞 공개 서한
대구대학교 제14대 신임 총장 윤재웅 교수님께 드리는 공개서한
대구대학교 제14대 총장으로 선출되신 데 대해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이하 민교협) 회원 모두를 대신해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전합니다. 민교협은 1987년 출범 이래 보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대학과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국 1,300여 명의 교수와 연구자들이 함께하는 단체입니다. 대구대학교가 “배움으로 세상을 밝히고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대학”이자 구성원 모두의 존엄과 권리를 존중해 “진리 추구와 사회 정의”의 건학이념을 실현하는 지역 대표 사학으로 건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신임 총장님께 축하와 함께 공개서한을 드립니다.
총장님께서는 직선제를 통해 구성원의 직접적 위임을 받아 선출되셨습니다. 전 사회적으로 우리가 지켜온 민주주의의 정신과 제도가 훼손되고 있는 지금, 대구대학교가 굳건히 지켜오고 있는 총장 직선제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배제된 구성원들이 총장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적지 않은 잡음이 있었던 것 또한 사실입니다. 직선제의 정신이 모든 구성원의 동등한 참여에 있다는 점을 총장님께서도 잘 알고 계시리라 믿으며, 취임 이후 이러한 문제들을 민주적으로 극복하고, 학내 모든 구성원을 하나로 아울러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음 또한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이에 민교협은 대구대학교를 비롯해, 우리 대학이 직면하고 있는 다음의 현실에 대해 신임 총장님의 의견과 입장을 정중히 요청하는 바입니다.
1. 고등교육기관 내 이중 구조
이번 총장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년들에게 민주주의와 평등, 그리고 정의의 가치를 심어주어야 할 고등교육기관에서 안타깝게도 차별이 버젓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전임교원이라는 동일한 법적 범주 안에 비정년전임이라는 별도의 트랙을 만들어 위계화된 이중 구조를 만드는 것은 우리 대학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같은 강의실에서 같은 과목을 같은 시간에 제공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이미 전임과 비전임, 강사 등의 차별적 위계 구조 속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다시 전임교원마저 정년과 비정년이라는 트랙으로 나누어 차별하는 구조에 대해 총장님께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시는지요.
2. 의사결정 참여 및 선거권 박탈
청년들이 이번 선거에서 선관위의 부실한 관리를 참정권 침해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념과 정치 성향을 떠나, 참정권이 민주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보장되어야 할 근본적인 권리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구대학교의 비정년트랙 전임교원들은 학교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배제되었고 교수회 가입도 불가능했습니다. 나아가 이번 총장님을 선출한 선거에의 참여마저 제한되는 등 기본적인 참정권이 원천적으로 박탈되어 왔습니다. 법원에서 상기 가처분 청구를 기각한 것은 비정년트랙에 대해 아직 명문화된 법과 규정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지 선거권을 보장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아니었음을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대학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가 귀 대학에서 부정되고 있는 현실을 총장님께서는 어떻게 해소하실 것인지 여쭙고자 합니다.
3. 차별적 처우
차별은 지위나 참정권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대구대학교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보수는 동일 경력 정년트랙의 40% 내지 50%에 불과하며, 정년트랙 전임교원과 달리 관련 수당도 일절 지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기타 연구년 등의 복지 혜택이나 연구 인센티브 등에서의 차별은 물론, 2~3년마다 재임용이 반복되고 승진은 부교수까지로 제한되어 있어, 시간이 갈수록 처우에 있어 정년트랙과의 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심각한 양극화와 불평등 속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다시 화두로 등장한 지금, 대학의 같은 강단과 연구실에서 동일한 교육·연구 책무를 수행함에도 너무나 버젓이 존재하고 있는 이 현격한 처우 격차에 대한 총장님의 해법을 듣고자 합니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민교협의 모든 회원들은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이라는 기형적이고 편법적인 제도가 우리 대학에 퍼지게 된 배경과 양상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이라는 위기 속에 지역의 우리 대학들이 처해 있는 재정적 어려움 또한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를 헤쳐 나가는 방법이 특정 구성원들에 대한 불공정한 차별로 귀결되어서는 안 되며, 구조조정의 비용과 리스크 또한 특정 구성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 또한 명백합니다.
대구대학교는 1994년, 학생과 동문, 직원과 교수가 함께 힘을 모아 총장직선제를 쟁취한 자랑스러운 민주사학(民主私學)입니다. 이러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대구대학교야말로 배제와 차별을 넘어 모든 구성원의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는 대학 민주주의의 모범이 되어야 마땅합니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인공지능과 산업대전환의 시대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지금, 귀 대학의 교정에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들이 천막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안정 속 혁신을 통해 구성원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는 ‘100년 대구대학교’의 기반을 마련”할 것을 취임 일성으로 밝히신 이 뜻깊은 출발선에서, 차별의 구조를 해소하고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주체로 참여하는 대학을 만들어 주실 것을 간곡히 촉구합니다. 민교협은 그 길에 언제나 함께하겠습니다.
민주적이고 평등한 대학을 염원하며.
2026년 6월 16일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 의장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