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보도자료

[9.19] 사법부는 내란 청산과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국민적 명령에 성실히 복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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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5-09-19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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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는 내란 청산과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국민적 명령에 성실히 복무하라

 

내란 종식과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신성한 길을 사법부가 가로막으려 하고 있다.

지난 12일 전국 법원장 회의(임시 회의)에서 판사들은 여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의 방향과 내용에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 같은 날 열린 ‘2025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대법원장은 원칙론으로 포장된 반대를 표명했다.

사법부 수장과 고위직 판사들의 그와 같은 예외적 움직임은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안과 대통령 발언에 대한 조직적 반발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법관 수 증원’을 필두로 5대 과제를 제시했고, 대통령은 여당이 제안한 ‘내란 전담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의 위헌 논란에 대해 위헌이 아니라고 밝혔다.

개혁 의지에 맞선 법원장들은 사법부 독립, 권력 분립과 사법권 독립의 헌법 가치를 강조해 마지않았고, 사법부 수장 또한 그 연장선에서 “사법부가 그 헌신적인 사명을 온전히 완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법부 독립이 확고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여기서 우리는 묻는다. 당신들이 말하는 그 지고지순한, 권력 분립과 사법권 독립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왜 필요한가? 대법원장이 역설한 것처럼, ‘사법부의 그 헌신적인 사명’을 위한 것이라 한다면, 그 희생을 감수하게 하는 사명이란 과연 무엇인가?

지난 12·3 내란은 헌정질서와 민주주의에 대한 총체적 부정이었다.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자의적으로, 파행적으로 사용해 온 정권이 자신의 부패를 은폐하기 위해, 폭력을 통한 반대파 제거와 국민적 신임을 받지 않을 영속적 권력 보유를 열망하며 쿠데타를 감행하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피할 길 없는 위기에 처했었다.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국민은 두려움과 충격을 이기고 광장에 모여 시민적 힘을 결집해 가면서 국회 탄핵과 헌재 파면을 성취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지금, 내란의 실체적 진상을 파악하고 주모자와 동조자의 책임을 묻는 사법적 정의의 길 위에 서 있다.

그렇게 보면 아직 우리는 내란 청산이라는 국가적·국민적 과제를 완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역설을 마주한다. 그 준엄한, 진실 규명과 역사적 심판이라는 소명을 완료해야 비로소 우리의 민주주의는 다시 소생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법부가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국민적 당위다.

하지만 사법부는 역행하고 있다. 대법원은 원칙 없는 절차와 판결로 야당 대통령 후보의 자격을 박탈하고자 했다. 그 비상식적인 과정에 관한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그 이해할 수 없는 재판 과정과 결과에 대한 국민의 물음 앞에 어떠한 합리적 답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공직자 윤리 기준에서 자유롭지 않은 판사가 기묘한 계산법과 논리로 내란 우두머리를 감옥에서 풀어주었고, 그의 반헌법적, 반역사적, 반정치적 내란 행위에 대한 사법적 조사를 정직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진행하라는 국민적 명령을 외면하고 있다. 대법원이 그 판사가 내란 재판을 담당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를 못 들은 체하는 사이, 역사적 심판의 시간이 자꾸 흘러가고 있다.

우리 국민은 지금, 사법부가 내란 청산과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과제의 실천에 과연 자신의 소명을 다하고 있는가를 우려하고 있다. 사법부의 반동적 행위로 인해 그 과제가 미완으로 그칠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와 같은 퇴행적 상황에 비추어보면, 사법부에 대한 총체적 불신과 사법부 개혁을 향한 제도권과 여론의 비판 목소리는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러니 사법부는 여당과 정부의 개혁안이 사법부 독립을 침해할 가능성을 소리 높여 외치기 전에 자신들의 정치적 오류와 비합리를 먼저 되돌아봐야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엄격한 중립을 지키며 사법권을 실천하고 있는지 스스로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

권력 분립과 사법권 독립은 근대 민주주의의 가치를 담고 있는 이념적 고갱이다. 너무나도 아름답고 숭고한 그 언어를 사법부는 오용하고, 왜곡하고 있다. 사법부는 국민의 기본권을 지킨다는 논리로 권력 분립과 사법권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그 입장에 부합하고자 한다면 사법부의 일은 명확하다. 내란을 청산하고 정의를 세우는 일에 모든 열정을 바쳐야 한다.

당신들이 수호하고자 하는 그 국민적 기본권과 민주주의는 바로 지난 12·3 내란 세력이 심각하게 유린하고 훼손하려 했기 때문이다. 만약 지난해 친위 쿠데타가 성공했다면, 당신들이 신봉하는 민주주의 가치는 쓰레기통에 처박혔을 것이고, 당신들이 주창하는 3권분립과 사법권 독립은 쿠데타 정권에 의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렸을 것이며, 당신들 또한 지난 권위주의 독재에 복무한 법관처럼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운명이었을 것이다.

당신들이 금과옥조로 삼고 있는 그 두 가치는 민주주의라는 제도와 이념 안에서만 보호받고 보장받을 수 있음을 명심하라. 그러므로 사법부가 지금 해야 할 유일하고도 결정적인 임무는 내란의 진실을 남김없이 밝히고, 그 반동적 행위를 구상하고, 기획하고, 실천하고, 조력한 이들을 사법의 심판대 위에 세워 정의를 실현하는 일이다.

원칙 없는, 비민주적인 정권 아래에서 굴욕적으로 몸을 감추어왔던 사법부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자 하는 정권 앞에서 그 민주주의 이름을 동원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는 일은 치졸하고 비겁하고 부당하다. 민주주의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현재 국면에 편승해 정치를 사법화하고, 나아가 사법을 정치화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내려 한다면 우리 국민은 정의의 저울 위에 사법부를 올릴 것이다.

일찍이 민주주의는 주권자인 국민의 신임과 심판의 무대 위에 오르지 않을 권력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모든 제도적 권력은 그 위대한 국민주권의 명령을 벗어날 수 없다. 국민이 신임하면 존속하고, 불신임하면 물러나야 한다. 민주주의는 권력 앞에서 국민주권의 당당함을 지키고자 한다. 입법부와 행정부가 주기적으로 신임의 무대 위에 오른다는 것을 아는 국민들은 국민주권으로부터 자유로운, 닫힌 장소에 안주하는 사법부에 그 어떠한 정당성도 부여하지 않는다. 본질적으로 사법부는 국민주권과 국민주권을 위임받은 선출 권력에 종속된 임명직 조직에 불과함을 망각하지 말라.

대한민국 사법부는 중대한 역사적·정치적 전환점에 서 있다. 이제 주권자의 신성함으로 절대적 국민이 명령한다.
  • 사법부는 역사적 정의를 세우는 길 위에서 사적 이익으로 좌고우면하지 말라.
  • 사법부는 공허하고 기만적인 정치적 수사로 국민을 호도하지 말라.
  • 사법부는 오직 내란을 종식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일에 주력하라.
 

2025년 9월 19일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 협의회 (민교협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