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전국교수연구자연대] 역사와 민주주의를 파괴한 국민의힘 김민전은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라.
역사와 민주주의를 파괴한 국민의힘 김민전은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라!
12월 3일의 친위 쿠데타로 처참히 짓밟힌 국회가 또 다시 잔인하게 유린당했다.
지난 1월 9일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백골단’의 출범을 알리는 극우 청년들에게 국회 소통관을 열어주었다. 흰 헬멧을 쓰고 나타난 그들은 자신들이 반공청년단의 일원이고 백골단은 그 예하조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들은 윤석열의 체포가 불법이기 때문에 내란 우두머리인 윤석열의 체포를 막을 것을 호언장담했다.
‘백골단’, 그 기묘한 이름을 들은 우리는 깊은 어둠으로 숨 막혔던 야만의 1980년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사복경찰 백골단은 반란을 주도하고 민주주의를 염원한 광주의 시민들을 학살한 신군부세력의 최전방 주구로 활동하던 현대판 정치깡패 조직이었다. 대학 캠퍼스에 난입해 민주화를 외치는 학생들을 향해, 노동 현장에서 인간다운 대우를 요구하던 노동자들을 향해 무관용의 물리력을 행사하던 군부세력의 전위부대였다. 학생과 노동자들에게 가해진 그들의 잔인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음을 우리는 결코 잊을 수 없다. 1991년 4월 명지대학교 강경대 열사가 쇠파이프로 구타당해 사망하는 사건과, 같은 해 5월 의문의 죽음을 당한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 박창수 열사의 시신을 영안실 벽을 뚫고 들어와 탈취해 간 사건, 이 반인륜적 행위의 중심에는 백골단이 있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해체되었던 그 백골단이 윤석열이 지휘한 계엄군에 의해 민주주의가 유린당한 12‧3 군사 쿠데타 시도의 깊은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국회로 난입했다. 다름 아닌 국회의원 김민전이 그 난입을 도와주었다.
김민전 의원은 백골단이라는 이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녕 모르고 있단 말인가? 1980년대를 대학생으로 살아온 그가 동료들이 백골단의 몽둥이와 쇠파이프와 주먹질과 발길질로 피 흘리며 신음하던 그 잔악했던 캠퍼스의 기억을 완전히 잊고 살고 있단 말인가? 공권력의 물고문에 의해 고통스럽게 죽어간 박종철 열사가 바로 당신이 다닌 대학의 동학이 아니었던가? 이 시대가 ‘바람보다 더 빨리 눕는’ 지식인과 정치인들이 살아가는, 그들이 자기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부끄러움도 없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무원칙의 세상임을 한 번 더 증명하고자 그 우스꽝스러운 연출을 시도했는가?
꿈에라도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그 억압과 폭력의 시대를 상징하는 백골단이라는 이름을 감히 국회로 끌고 들어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대한민국을 과거로 되돌리려는 김민전 의원에게 우리는 정치적, 법적, 도덕적 책임을 엄중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김민전 의원은 이들이 국회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주장을 자유롭게 펼칠 시민적 권리를 지닌 청년들이라고 착각해선 안 된다. 이들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탄핵한 내란 수괴 윤석열의 결사 옹위를 외치는 내란 공범이자 파시스트일 뿐이다.
사뭇 진지하고 근엄한 애국자로 위장한 그들이 쓰고 있던 공사장의 흰색 안전모는 우리에게 일종의 비애감마저 느끼게 한다. 만약 그들이 1980년대 백골단의 외모로 나타났다면 차라리 공포와 두려움을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우습고도 슬픈 그들의 퇴행적 무대 앞에서 그들의 애국주의를 예찬하고 축복해주고 정당화한 김민전 의원은 자신이 지식인의 자격도, 정치인의 자격도 없음을 스스로 고백한 것이다.
소통관에 선 백골단 대표는 윤석열의 탄핵이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위협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하며,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탄핵청구서 수정이 헌법 가치와 절차적 정의를 위협하고 국회 탄핵 의결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자신들은 헌법과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모두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집결했음을 강변했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반대 논평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 대통령의 탄핵을 거부하는 수구 반동세력의 비합리적이고 자기모순적인 논리에 대한 앵무새의 목소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그 우스운 연극배우들이 찬란했던 제주도의 봄을 피로 물들인 서북청년단을 연상시키는 ‘반공청년단’을 자임했다는 사실이다. 극단적 반공주의에 사로잡혀 선량한 제주도민을 ‘남로당의 빨갱이’로 호도하고 학살했던 극우집단의 상징 서북청년단이 21세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보루인 국회에서 버젓이 부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한 줌도 안 되는 우익 청년들보다, 그들을 자신들의 정치적 스피커로 이용하고 활용하고 있는 국민의힘과 극우세력들의 비상식적 행태에 더욱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신들은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지난날 시민의 몸과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군부권력의 폭력적 대리자, 백골단을 다시 살려 자유와 헌법 수호와 법치주의를 또 다시 훼손하겠다는 것인가? 김민전 의원, 그를 비호하는 국민의힘은 진정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역사를 잔악했던 해방정국으로 되돌리려고 하는가? 반공이 아니면 그 누구든 욕보여도, 살해해도 정당화되던 그 처참한 시간과 공간을 다시 소생시키려 하는가?
국회 소통관에서 벌어진 저 희한하고 퇴행적인 희극을 지켜보며 우리는 이른바 보수를 참칭하는 수구세력의 반역사성, 반민주주의성, 반인륜성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심각한 우려와 염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보수에게 요구한다. 참된 보수로 태어나고자 한다면 인간과 사회와 역사와 민주주의를 깊이 들여다보고 공부하라. 그리하여 당신들의 메시지를 담을 정치 연극을 품위 있게, 품격 있게 연출하고 공연하라.
학자 시절, 김민전 의원은 국회가 국민이 원하는 수준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이유가 국회의원이 본연의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의 전문가적 식견과 진단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다. 대한민국의 역사와 민주주의를 반동으로 회귀시키려 하는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이미 국회의원 자격을 상실했다.
이에 우리는 그가 즉각 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2025년 1월 13일
윤석열 내란 세력 완전 청산, 제7공화국 수립 교수‧연구자 연대